J Weld Join > Volume 43(5); 2025 > Article
양자역학적 시각에서 본 레이저용접의 물리적 이해

Abstract

This work investigates the fundamental mechanisms of laser welding from a quantum mechanical perspective, focusing on microscopic interactions that are not fully explained by traditional thermodynamic or material-based models. Although photons have zero rest mass, they possess energy and momentum determined by their frequency and wavelength, enabling quantum-scale phenomena such as electronic transitions, lattice vibrations, ionization, and plasma formation. Based on Planck’s quantization, Einstein’s photon theory, and the principle of stimulated emission, this study explains how laser light is generated and how it interacts with metallic materials. Key factors such as electronic structure, wavelength-dependent absorption, and phonon-mediated energy transfer are examined to understand how energy propagates within metals during laser processing. In particular, the paper clarifies how photon energy is distributed between free electrons and the lattice, and how this leads to localized melting or plasma generation under specific conditions. These insights contribute to a more precise understanding of the physical principles behind laser welding and support improved control of energy delivery and material response in high-precision applications.

1. 서 론

레이저용접 기술은 고정밀·고속 가공이 요구되는 현대 제조 산업에서 핵심적인 공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전자부품, 고강도 경량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에서 특히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레이저용접 장비 도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연구개발 및 생산 현장 실무자들의 기술적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빠른 확산에도 불구하고 정규 교육 과정에서는 레이저의 물리적 원리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 특히 많은 산업 엔지니어 및 연구자들은 레이저를 “고출력 열원”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레이저는 실제로 양자역학적 원리에 기반한 고도로 정교한 물리시스템이지만, 이러한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공정을 운용하거나 해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 같은 이론과 실무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고자 기초적이고 교양적인 현대물리학 관점에서 레이저용접의 근본적인 현상을 설명하는데 목적을 둔다.
레이저의 기술적 원리는 단순한 고열 집중이 아닌, 광자와 전자 간의 정밀한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에 기반한다. 이러한 기초 이론은 1917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제시한 유도방출(stimulated emission) 개념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이 개념은 이후 양자역학의 발전과 함께 실험적으로 검증되었고, 1960년 미국의 물리학자 시어도어 메이먼(Theodore Maiman)에 의해 세계 최초의 광학 레이저가 루비 결정으로 구현되면서 레이저 기술의 산업화 및 실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1).
이후 Nd:YAG, CO2, 파이버 레이저 등 다양한 형태의 레이저 소스가 등장하였고 이들은 각각 고유한 파장, 출력 특성, 에너지 전달 방식을 가지며 현재 산업 현장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레이저용접 공정에서는 이러한 광원이 금속과 상호작용하여 전자 전이(transition), 자유전자 방출, 플라즈마 생성 등의 양자적 현상을 유도하고 이는 최종적으로 접합 품질과 용융풀 거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2-4).
그러나 기존의 레이저용접 공정에 대한 물리적 해석은 대부분 열역학, 유체역학, 금속재료학 등 거시적 학문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에 레이저와 금속 간의 에너지 전달 과정을 미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 또한 공정의 본질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5).
이에 본 논문에서는 우선 교양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양자역학의 탄생 배경을 소개하고, 이어서 ‘LASER’라는 용어에 내포된 각 구성 요소의 물리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다음으로 금속 내부의 결합 구조와 에너지 전달 메커니즘을 미시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레이저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 현상들을 양자역학적 시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고찰을 통해 현장 실무자 및 연구자들이 레이저의 본질적 작동 원리를 공학적 관점에서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공정의 해석 및 제어에 응용 가능한 물리학적 통찰을 제공하는 것을 본 논문의 최종 목표로 한다.

2. 양자역학의 탄생 배경

양자역학은 20세기 초 고전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여러 현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였다. 대표적인 예로는 흑체복사(blackbody radiation),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 수소 원자의 선 스펙트럼 등이 있으며, 이들 현상은 기존의 열역학이나 전자기학의 틀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였다. 이러한 실험적 관찰은 미시 세계의 에너지 전달이 연속적이지 않으며 특정한 단위로만 흡수되거나 방출된다는 사실을 시사하였다. 이는 곧 고전역학의 연속성 개념을 깨뜨리고, 에너지가 “양자화(quantization)”되어 있다는 전혀 새로운 물리 개념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흑체복사 스펙트럼이 기존의 고전물리학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세기 말, 이상적인 흑체에서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고자 여러 시도가 이루어졌으며, 대표적인 예로 레일리-진스 법칙(Rayleigh - Jeans Law)과 빈의 법칙(Wien’s Law)이 있다. 레일리와 진스는 고전 전자기학과 에너지 등분배 원리를 바탕으로 복사 에너지를 계산하였고, 이 결과는 저주파(장파장) 영역에서는 실험값과 잘 부합하였다. 그러나 고주파(단파장) 영역에서는 복사 에너지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비현실적인 결과를 예측하였다. 이 현상은 “자외선 파탄(ultraviolet catastrophe)”이라 불리며, 고전 이론이 자연 현상을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함을 명확히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반면 빈의 법칙은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험적 식으로 고주파 영역에서는 흑체복사를 비교적 잘 설명하였으나, 저주파 영역에서는 마찬가지로 실험값과의 불일치가 드러났다. Fig. 1은 이러한 세 가지 곡선을 비교한 그림으로, 실측된 흑체복사 곡선을 기준으로 레일리-진스 곡선은 고주파 영역에서 발산하고, 빈의 곡선 또한 저주파 영역에서 실험적 관측 결과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의 어떤 이론도 흑체복사의 전체 스펙트럼을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했음을 분명히 보여주며, 새로운 물리 법칙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Fig. 1
Spectral distribution of black body radiation diagram and the breakdown of classical the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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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경 속에서 1900년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가설을 제안하였다. 그는 복사 에너지가 연속적인 양이 아니라 진동수에 비례하는 일정한 크기의 불연속적인 “양자(quantum)” 단위로만 흡수되거나 방출된다고 가정하였다. 그는 이 가정을 바탕으로 전 스펙트럼 영역에서 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수식을 도출하였고 에너지와 진동수의 관계를 “E = hν”로 정리하였다. 여기서 E는 에너지,h는 플랑크 상수 그리고v는 진동수이다. 이 식은 에너지가 본질적으로 불연속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훗날 양자역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플랑크의 양자화 가설은 1905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보다 근본적인 수준으로 확장되었다. 그는 당시 관측된 광전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빛이 연속적인 파동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에너지를 지닌 입자, 즉 광자의 형태로 물질과 상호작용한다고 제안하였다. 광전효과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은 3.3절에서 다시 다루기로 한다.
이후 1913년 덴마크의 이론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는 수소 원자의 선 스펙트럼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고전역학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원자모형을 제안하였다. 그는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임의의 연속적인 궤도를 따라 도는 것이 아니라 오직 특정한 “양자화된 궤도(정해진 에너지 준위)”에만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였다. 그리고 이 궤도들 간의 전이가 일어날 때, 전자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광자가 방출되거나 흡수된다고 설명하였다. Fig. 2는 이러한 보어 모형을 도식화한 것으로 전자 전이가 일어날 때 방출되는 빛의 에너지는 특정한 정수배로만 발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모델은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을 성공적으로 설명했을 뿐 아니라, 전자 전이 현상에 대한 정량적 해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후 레이저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Fig. 2
Schematic of Bohr’s atomic model and energy emission through electron trans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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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련의 역사적 발견은 물리학의 기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에너지의 양자화, 빛의 입자성, 전자 전이와 복사의 불연속성과 같은 개념이 정립되었으며, 이는 이후 광자와 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유도방출 이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1917년에 이 유도방출 개념을 정식으로 제안하였고, 이는 훗날 레이저가 작동하는 핵심 물리 원리로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이 양자역학의 탄생과 발전은 레이저의 물리적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기반이 되었으며 이는 오늘날 정밀 가공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레이저용접 공정의 본질적 이해와 고도화를 위한 필수적인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3. LASER 용어에 대한 양자물리적 의미

“레이저(LASER)”라는 용어는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약어로, 각 단어는 특정한 양자역학적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명칭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빛의 본질, 에너지 증폭의 원리, 복사 메커니즘, 그리고 유도방출 과정 등 현대 양자광학의 핵심 개념들이 이 용어 속에 응축되어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이 네 가지 주요 개념을 순차적으로 분석하며 각각이 가지는 양자역학적 의미와 물리적 배경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레이저라는 기술이 단순한 고열원이 아니라 양자 수준에서 빛과 에너지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고도화된 에너지 전달 시스템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1 복사(Radiation)

에너지 전달 방식은 일반적으로 전도(conduction), 대류(convection), 복사(radiation)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전도와 대류는 물질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에너지 전달 방식으로, 고전역학과 열역학의 틀 안에서 주로 설명되어왔다. 전도는 고체 내부에서 인접한 원자 간의 진동이나 자유전자의 이동을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식이며, 대류는 유체의 거시적 흐름에 의해 열이 이동하는 현상이다. 반면, 복사는 물질의 매개 없이 진공 상태에서도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본질적으로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즉 빛을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이다. 고전 전자기 이론에 따르면, 복사는 진동하는 전하로부터 생성된 전자기파가 공간을 따라 전파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전적 해석은 복사의 발생 메커니즘을 양자 수준에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양자역학적 관점에서는 복사를 더 이상 연속적인 파동 현상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복사는 광자라 불리는 불연속적인 에너지 단위가 생성되거나 소멸하는 현상으로, 이는 전자 또는 분자의 에너지 준위 변화에 의해 유발된다. 즉, 에너지 차에 해당하는 광자가 방출되거나 흡수됨으로써 복사가 발생한다.
한편 복사는 그 발생 원리에 따라 크게 “열적 복사(thermal radiation)”와 “비열적 복사(non-thermal radiation)”로 구분된다. 먼저 열적 복사는 물체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방출되는 전자기 복사로서 고온 상태의 금속 표면이 적색 또는 백색광을 방출하거나, 인체가 내뿜는 적외선, 태양이 방출하는 광선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현상은 열에너지를 받은 전자들이 들뜬 상태로 전이되었다가 낮은 준위로 복귀하면서 무작위적으로 광자를 방출하는 과정에 기인한다. 이러한 전자 전이 과정은 무작위적이고 통계적인 특성을 가지므로, 방출되는 복사는 넓은 파장 범위에 걸친 연속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이와 같은 열적 복사의 스펙트럼 특성은 플랑크의 복사 법칙(Planck’s law)을 통해 정량적으로 설명되며, 방출되는 복사의 세기와 파장 분포는 물체(재료)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오직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열적 복사는 주파수가 증가할수록 복사의 세기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비열적 복사는 열에 의한 에너지 흡수와는 무관하게, 전기장, 광자 또는 입자의 충돌 등 외부의 특정 자극에 의해 발생되는 복사 현상이다. 이 과정은 열복사와 달리 선택적인 에너지 준위 변화에 의해 발생하며, 그 결과 방출되는 빛은 매우 좁은 파장 범위를 갖는 협대역(narrow band)의 선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때 방출되는 광자들은 서로 위상, 진행 방향, 진동수 등이 일치하여 높은 정렬성과 일관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비열적 복사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본 논문의 중심 주제인 “레이저”이다. 즉, 레이저는 전자의 양자 전이를 기반으로 하는 비열적 복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러한 메커니즘은 유도방출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3.2절에서 상세히 다룬다.
열적 복사와 비열적 복사는 주파수에 따른 에너지 분포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열적 복사는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복사 에너지가 증가하는 반면, 비열적 복사는 고주파로 갈수록 방출 강도가 감소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Fig. 3은 이러한 두 복사 메커니즘에 따른 주파수–세기 관계를 시각적으로 비교한 그래프로 스펙트럼 특성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Fig. 3
Comparative intensity of thermal and non-thermal rad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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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복사는 단순히 매질 없이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으로만 이해하기보다는 그 물리적 발생 원리와 양자역학적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복사의 개념은 레이저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지식 중 하나로 간주된다.

3.2 유도방출(Simulated Emission)

레이저 작동 원리는 앞서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도방출에 기반한다. 이는 들뜬 상태의 전자가 외부에서 입사한 광자의 자극을 받아 동일한 에너지, 위상, 편광 그리고 진행 방향을 갖는 새로운 광자를 방출하며 낮은 에너지 준위로 전이하는 양자역학적 과정이다6-7).
이와 대비되는 개념이 자발방출(spontaneous emission)이다. 자발방출은 유도방출과 달리 외부 자극 없이 들뜬 전자가 일정 시간 후 무작위의 방향과 위상을 가진 광자를 방출하며 낮은 준위로 전이하는 현상이다. 이때 생성된 광자들은 서로 간섭성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불규칙한 방향과 성질을 가진 빛이 발생한다.
Fig. 4에서는 자발방출과 유도방출의 차이를 도식화하여 비교한 것이다. 자발방출은 빛이 아무 방향으로나 흩어지며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광자가 나오는 반면, 유도방출은 기존의 빛과 완전히 같은 성질을 가진 광자가 복제되면서 한 방향으로 잘 정렬된 빛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Fig. 4
Comparison between spontaneous and stimulated e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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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유도방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광자의 수적 증폭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입사 광자가 들뜬 전자와 상호작용하여 동일한 광자를 생성하고 이 과정이 연쇄적으로 반복되면 광자의 수가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양자적 증폭 메커니즘은 레이저의 핵심 기능인 ‘빛의 증폭’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물리적 원리이다.
유도방출이 효과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전자들이 높은 에너지 상태에 많이 모여 있는 “밀도반전(population inversion)” 상태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는 쉽게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하여 전자들을 들뜨게 하는 “펌핑(pumping)”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방출된 빛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고 특정 파장(색상)의 빛만 선택적으로 증폭되기 위해서는 “공진기(resonator)”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공진기는 양단에 배치된 거울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부에서 빛을 반복적으로 반사시켜 유도방출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도록 유도하고 그 결과 생성된 빛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여 출력되도록 한다.
레이저 장치는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도록 정밀하게 설계된다. 특히, 광자를 생성하는 활성 매질(active medium) 내에서 밀도반전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유도방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매우 순도 높은 빛이 생성된다. 이 광자는 공진기를 통해 더욱 증폭되고 방향성이 정렬된 후 외부로 방출되어, 산업 가공, 의료, 광통신, 정밀 센서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3.3 빛(Light)

빛은 인류 과학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탐구되어 온 자연 현상 중 하나로 그 본질에 대한 논의는 수 세기에 걸쳐 지속되어 왔다. 특히 빛이 파동인가, 입자인가에 대한 오랜 논쟁은 고전물리학에서 양자역학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7세기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은 그의 대표적 저서인 “광학(Opticks)”에서 빛을 아주 작은 입자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빛의 반사와 굴절 같은 현상이 직선 운동하는 입자의 성질로 잘 설명된다고 보았으며, 그의 권위로 인해 빛의 입자설은 오랜 기간 과학계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동시대의 네덜란드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호이겐스(Christiaan Huygens)는 빛이 매질을 통해 퍼지는 “파동(wave)”이라 주장했다. 그는 빛이 어떤 매질을 통해 퍼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회절(diffraction)과 간섭(interference)과 같은 현상은 입자설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는 “호이겐스의 원리(Huygens’ principle)”를 통해 파동이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수학적으로 증명하였다.
이 두 이론은 오랫동안 대립하였으나, 1801년 영국의 과학자 토머스 영이 수행한 “이중 슬릿 실험(double- slit experiment)”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공하였다. 그는 Fig. 5와 같이 하나의 빛줄기가 두 개의 좁은 슬릿을 통과할 때 스크린에 간섭무늬가 형성되는 현상을 관찰하였고 이는 빛이 파동처럼 행동함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다.
Fig. 5
Evidence of light’s wave nature: Young’s double-slit experi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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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860년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이 전자기장을 기술하는 4개의 방정식을 정립하면서 빛이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유도하면서 공간을 통해 전파되는 “전자기파”임을 밝혀냈다. 이 이론은 광속 측정 결과와도 잘 일치했으며 빛의 파동설에 더욱 강력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기존의 파동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현상들이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광전효과와 흑체복사이다.
광전효과는 Fig. 6과 같이 금속 표면에 빛을 비췄을 때, 일정 진동수(또는 에너지) 이상의 빛에서만 전자가 방출되는 현상이다. 고전물리학에 따르면, 빛의 세기가 충분히 강하면 에너지가 누적되어 언젠가는 전자가 튀어나와야 한다. 하지만 실험에서는 빛의 진동수가 특정 임곗값에 도달하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빛을 조사해도 전자는 방출되지 않았다.
Fig. 6
Evidence of light’s particle nature: Einstein’s photoelectric 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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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앞서 2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빛 한 알, 한 알이 고유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 에너지가 전자의 결합 에너지보다 클 때만 전자를 튀어나오게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해석은 막스 플랑크가 제안한 “양자화” 개념을 빛에 적용한 것으로, 그는 이 업적으로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 해석은 빛의 입자적 성질을 부각시키며, 고전물리학에서 양자역학으로 넘어가는 이론적 전환점이 되었다.
이처럼 빛은 실험 조건에 따라 파동성과 입자성을 모두 드러내는 이중성을 지닌다는 개념이 확립되었다. 이 “빛의 이중성”은 오늘날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빛을 이루는 광자는 질량은 없지만 운동량(momentum)을 가지며, 그 에너지는 진동수에 비례한다는 양자화된 에너지 모델이 제안되었다.
다만 빛의 이중성은 빛의 파동성과 입자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관측 방식이나 실험 조건에 따라 한쪽의 성질이 강조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간섭, 회절, 편광 같은 현상은 파동적 성질을 보여주는 현상이며, 광전효과, 컴프턴 산란(Compton scattering) 등은 입자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실험 결과이다.
이러한 특성은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측정”의 개념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어떤 입자나 계(system)는 관측되기 전까지는 여러 가능한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 상태(superposition)”에 놓여 있다고 본다. 이 중첩 상태는 외부 관측이 이뤄지는 순간, 하나의 확정된 상태로 “붕괴(collapse)”되어 현실에 나타나는 결과만 관측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것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odinger’s cat)” 역설이다. 이 사고 실험에서는 고양이가 상자 안에서 살아 있는 상태와 죽어 있는 상태가 중첩된 채 존재하다가 관찰자가 상자를 여는 순간 고양이의 상태가 하나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즉, 관측 자체가 물리적 상태를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빛의 성질을 이해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이중 슬릿 실험에서는 간섭무늬가 나타나며 빛의 파동성이 관측되고, 광전효과에서는 전자가 방출되면서 빛의 입자성이 드러난다. 다시 말해, 빛의 본질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측 조건과 실험 방식에 따라 파동 혹은 입자의 성질 중 하나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빛의 이중성 개념은 레이저 광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레이저는 앞서 3.1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유도방출 과정을 통해 생성되며, 이때 방출된 광자는 입자처럼 정량화된 에너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파동처럼 위상과 진행 방향이 정렬된 상태로 전파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레이저는 매우 높은 정밀도와 일관성을 지닌 에너지 전달 수단으로 작용하며, 균일한 빔 품질과 높은 간섭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는 곧 레이저 가공 공정의 정밀성, 재현성, 에너지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물리적 특성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빛의 이중성은 단순한 이론적 개념을 넘어, 레이저 광원 설계, 에너지 밀도 제어, 빔 형상 및 전달 시스템 구성 등 다양한 응용 기술의 핵심 원리로 기능하고 있다.

3.4 증폭(Amplification)

레이저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빛을 더 밝게 만든다는 일반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빛이 정렬되고 질서 있게 증폭시키는 물리적 과정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빛의 증폭(light amplification)”이라 하며, 이는 일반적인 자연광이나 조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자연광(예: 태양빛)이나 LED에서 나오는 빛은 여러 파장이 섞여 있으며 각각의 빛은 서로 다른 위상과 방향으로 퍼진다. 이처럼 불규칙하고 무질서한 성질은 일반적인 광원의 특징이다. 반면, 레이저는 단일 파장(monochromatic)의 빛을 방출하며 모든 광자가 동일한 위상과 방향을 유지한 채 진행한다. Fig. 7은 이러한 차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태양빛은 파장이 다양하고 위상이 흐트러진 모습으로 표현되는 반면, LED의 경우 동일 파장이지만 위상은 흐트러져있다. 그러나 레이저는 일정한 파장과 정렬된 위상이 길게 이어진 선 형태로 표현되어 그 질서 있는 구조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Fig. 7
Coherent and monochromatic of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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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레이저에서의 “증폭”은 단순히 빛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특정 파장의 광자들을 위상까지 정밀하게 일치시켜 고밀도의 에너지를 질서 있게 증강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생성된 레이저 광은 일반적인 광원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제어성 및 정밀도를 제공한다.

4. 레이저용접 현상의 양자물리적 해석

4.1 양자 스케일의 용접 메커니즘

레이저용접에서 레이저 빛이 금속 표면에 도달하면, 이 빛은 연속적인 파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별적인 에너지를 지닌 광자 형태로 작용한다. 금속은 원자 구조상 전도대(conduction band)에 다수의 자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이 자유전자들은 외부에서 입사된 광자와 직접 상호작용 할 수 있다. 특히 광자의 에너지가 금속 내 전자의 에너지 준위 차와 일치할 경우, 전자는 광자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들뜬 상태로 전이하게 된다. 이렇게 들뜬 전자는 에너지가 과잉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 펨토초에서 수 피코초에 이르는 극히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에너지를 주변으로 전달하게 된다. 이러한 에너지 전달은 다음 세 가지 단계를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8-12).
우선 첫 번째 단계로 전자끼리의 충돌 현상(electron scattering)이 발생한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은 들뜬 전자는 주변의 자유전자들과 매우 빠르게 충돌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나눠주게 되고, 이를 통해 전체 전자계가 더 높은 평균 에너지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이처럼 자유전자가 금속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정은 바로 금속 내 전도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즉, 열전도는 전자가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물리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후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전자에서 원자로의 에너지 전달, 즉 전자-격자 상호작용(electron-phonon coupling)이 일어난다. 이 단계에서는 전자가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금속 내부의 결정격자(crystal lattice), 즉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구조에 전달한다. 이때 격자 내의 원자들은 에너지를 받아 미세하게 진동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격자진동(lattice vibration)”이라고 한다. 격자진동은 쉽게 말해, 금속 원자들이 제자리에서 떨리는 현상이며 이 떨림이 바로 우리가 “열”로 인식하는 진동 에너지이다. 양자역학적으로는 이러한 진동이 “포논(phonon)”이라는 준입자의 형태로 기술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렇게 유도된 격자진동이 인접한 원자들로 연쇄적으로 전달되며 금속 내부로 퍼져 나간다. 이를 격자 간 열 확산, 또는 포논 간 산란(phonon- phonon scattering)이라고 하며, 국소적으로 축적된 열에너지가 점차 넓은 영역으로 확산되어 전체적인 온도 상승을 유도한다. 이 온도가 금속의 용융점(melting point)을 넘어서게 되면, 해당 부위에서 금속이 녹는 용융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레이저 출력이 충분히 높을 경우, 일부 전자는 단순히 들뜬 상태를 넘어 금속 원자로부터 완전히 이탈하는 이온화(ionizatio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유전자와 양이온이 혼재하는 고에너지 상태인 플라즈마(plasma)가 형성되며, 이 플라즈마는 다시 입사 광자와 상호작용하여 에너지를 흡수 또는 반사하게 된다13). 이러한 상호작용은 레이저용접 시의 열분포, 침투 깊이, 반사율 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플라즈마의 생성 및 제어는 고정밀 용접 품질 확보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후 금속이 서서히 식기 시작하면 국소적인 온도가 점차 낮아지고 이에 따라 격자진동의 세기도 점점 약해진다. 열에너지가 충분히 방출된 이후에는 원자들이 다시 규칙적인 위치로 배열되며 안정적인 결정 구조를 회복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금속 내부에서는 전자들이 전체 격자구조에 걸쳐 자유롭게 이동하는 전자구름(electron sea)이 다시 형성된다. 이는 곧 금속결합(metallic bonding)이 재형성되는 과정으로, 용융 상태에서 끊어진 원자 간 결합이 복구되며 금속 고체의 특성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금속결합은 Fig. 8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금속 원자들이 양이온 형태로 격자에 배열되고 이들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들이 전체 격자구조를 공유하며 결합력을 제공하는 독특한 결합 방식이다. 이러한 전자구름 구조는 전자가 특정 원자쌍에 국한되지 않고 결정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금속은 우수한 전기전도성, 열전도성, 연성 및 전성 등의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Fig. 8
Schematics of metallic bonding and sea of delocalized electrons
jwj-43-5-552-g008.jpg
최종적으로, 이러한 금속결합의 재형성과 함께 금속은 고체 상태로 응고(solidification)하며, 이때의 냉각 속도, 열 구배, 응고 경계 조건 등은 결정립의 크기, 방향, 분포를 좌우하게 된다. 이는 다시 용접부의 기계적 성질-예를 들어 강도, 인성, 연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4.2 빛과 금속의 상호작용

레이저 가공을 연구하는 엔지니어는 가공 재료가 결정되면 가장 먼저 해당 재료에 적합한 레이저의 종류와 파장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재료에 따른 레이저 빔의 파장별 흡수율(absorptivity)이다. Fig. 9는 다양한 금속 재료에 대한 흡수율과 레이저 파장 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그래프로서 많은 엔지니어들이 이미 이러한 흡수율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가공 조건 및 공정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14).
Fig. 9
Absorption ratio of laser in metals depending on laser wavelength15)
jwj-43-5-552-g009.jpg
이처럼 가공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레이저 흡수율은 단순히 표면 반사율이나 거칠기와 같은 거시적인 요인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보다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재료 내부의 전자 구조와 레이저 빛, 즉 광자 간 미시적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15).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금속의 전자 구조는 재료별로 달라 흡수 특성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구리(Cu)나 알루미늄(Al)은 높은 자유전자 밀도를 가지고 있어 많은 에너지 준위가 이미 채워져 있다. 따라서 전자가 전이할 수 있는 빈 상태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광자의 에너지를 흡수할 가능성도 낮다. 여기에 더해 이들 금속은 표면 반사율이 높고 광택이 강하여 입사 광자의 대부분을 반사시키게 된다. 특히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적외선(IR) 계열의 레이저, 예컨대 파이버 레이저(1,064 nm) 또는 CO₂레이저(10.6 μm)는 광자 하나당 에너지가 낮기 때문에 이러한 고반사성 금속에서 충분한 흡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반면 철(Fe)이나 니켈(Ni)과 같은 금속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전자 구조를 가지며, 특히 원자 내에 존재하는 d-오비탈 전자들이 이러한 특성에 기여한다. d-오비탈의 존재는 전자의 에너지 전이가 가능한 상태 밀도(density of states)를 증가시켜 외부에서 입사되는 광자와의 상호작용 확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광자에 의해 전자가 전이될 가능성 또한 상대적으로 크며 이는 해당 금속에서의 광흡수 특성이 높게 나타나는 원인중 하나로 작용한다16).
이와 같은 차이는 Fig. 9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철은 IR 파장대에서 30% 이상의 흡수율을 나타내며 이는 위에 언급한 전자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또한 이들 금속은 산소와의 반응성이 높아 표면에 산화막이 형성되기 쉬운데 이 산화막은 입사광에 대한 간섭 효과를 유도하여 특정 파장에서의 흡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금속 고유의 전자 구조 외에도, 레이저 빛 자체의 물리적 특성, 특히 “파장(wavelength)”은 흡수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17). 파장이 짧을수록(예: 녹색, 청색 계열) 광자 하나당 에너지가 커지므로, 전자 전이를 유도하기에 유리하며 반사율이 높은 금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흡수율을 보인다. 이와 같은 원리로 최근에는 기존의 적외선 레이저를 대체하여, 그린(532 nm) 또는 블루 레이저(450 nm 이하)를 활용하는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구리처럼 일반 레이저에 대한 반사율이 높은 금속에서도 짧은 파장의 레이저는 금속의 전자 구조와 공명(resonance) 조건이 잘 일치하기 때문에 흡수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18-19). Fig. 9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이는 짧은 파장이 고반사 금속의 흡수율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최근에는 구리 배터리 탭, 전기차 부품, 고출력 전자기기의 방열핀 등과 같은 고반사성 재료에 대해, 그린 및 블루 레이저를 이용한 용접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적극 도입되고 있다. 짧은 파장의 레이저는 빛의 반사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금속 내부로의 침투 깊이를 향상시켜 보다 안정적이고 품질 높은 용접을 가능하게 한다.

4.3 빛 에너지의 특수성

산업현장에서 레이저 가공을 연구하는 많은 엔지니어들은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과 같은 현대물리학 이론을 충분히 배울 기회가 없었거나, 그 이해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의문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E=mc2’에 따르면 질량이 없는 빛은 어떻게 에너지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대표적이며, 이는 “빛, 혹은 광자는 정말로 질량이 없는가?”라는 두 번째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이에 본 절에서는 광자가 질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가질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물리학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광자는 전자기파, 즉 빛과 같은 전자기 복사의 기본 입자로 고전역학의 관점에서 질량이 없는 물체가 에너지를 지닌다는 개념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에서는, 특히 특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해 질량이 없는 광자도 유의미한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음이 명확히 설명된다.
먼저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진공에서 광속c로 운동하는 입자는 정지 질량(m0)이 0이어야만 한다. 이는 상대론적 에너지-운동량 관계에 따라 정지 질량을 가진 입자는 광속에 도달하기 위해 무한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식 “E=mc2”는 사실 모든 상황에서의 에너지 표현이 아니라 정지 질량을 가진 물체의 정지 에너지를 나타내는 식으로 특수상대성이론에서 파생된 결과 중 하나일 뿐이다. 즉, 이 식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정지한 상태에서만 성립하는 식이며, 실제로 입자가 운동 중일 때의 전체 에너지는 다음 식 (1)과 같이 표현된다.
(1)
E2=(pc)2+(m0c2)2
여기서E는 전체에너지,p는 운동량, m0는 정지 질량,c는 광속을 의미한다. 광자는 위에 언급한데로 정지 질량이 0이므로 식 (1)은 식 (2)와 같이 단순화된다.
(2)
E=pc
이 식은 질량이 없는 광자도 운동량을 통해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광자의 에너지는 질량이 아니라 운동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특성은 양자역학적 관점에서도 보완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앞서 서론에서 간략히 언급한 바와 같이 플랑크의 양자화 에너지 식에 따르면, 광자의 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3)
E=hv=hcλ
여기서 λ는 파장이다.
따라서 식 (2) 와 식 (3)을 연립하면, pc = hc/λ가 되며, 이를 정리하면 광자의 운동량은 식 (4)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4)
p=hλ
이로써 광자는 비록 정지 질량이 0이지만, 파장 또는 진동수에 따라 운동량과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치 파도의 물결이나 지진파처럼, 질량의 이동 없이도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파동의 성질과 유사하다.
이러한 원리는 광자의 파장에 따라 물질과의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20-21). 예를 들어, 자외선이나 X-선처럼 파장이 짧은 광자는 높은 에너지를 가지므로 전자 전이, 이온화, 분자 결합의 파괴 등 강한 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적외선처럼 파장이 긴 광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를 가지며, 주로 격자진동을 일으켜 열적 효과를 유도하는 데 활용된다. 이는 광자의 에너지가 그 자체의 물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실제 활용 분야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요약하자면, 광자는 정지 질량이 없더라도 진동수 또는 파장에 기반한 운동량을 통해 유의미한 에너지를 지닌다. 이러한 특성은 레이저 가공, 특히 레이저용접과 같은 고정밀 제조 공정에서 광자가 다양한 양자역학적 현상을 유도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이를 통해 고에너지 밀도의 정밀한 국소 가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4.4 레이저의 파동-입자 이중성

앞서 빛과 에너지의 여러 특성에 대해 이해하였다면 이후 레이저용접 시 방출되는 빛은 과연 입자처럼 행동하는가, 아니면 파동처럼 행동하는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앞서 3.3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빛은 관측 이전에는 입자성과 파동성이 공존하는 중첩 상태에 있으며, 관측이 이루어지는 순간 입자 또는 파동 중 하나의 형태로 드러난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양자역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레이저용접 공정에서 나타나는 빛의 거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빛은 고전물리학에서는 파동으로, 양자역학에서는 입자로 설명되어왔다. 그러나 실제 물리 현상에서는 이 두 가지 속성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빛의 거동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3.3절에서 잠시 언급된 바와 같이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이라는 개념에 기반한 통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우선, 집속된 레이저 빔이 렌즈를 통해 금속 표면에 조사될 때 이 빛은 연속적인 파동이라기보다는 개별적인 에너지를 가진 광자의 흐름으로 간주할 수 있다. 앞서 4.3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광자는 질량은 없지만 운동량과 에너지를 갖는 입자로서 금속 표면에 도달하면 자유전자와의 충돌을 통해 그 에너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 과정은 4.1절에서 다룬 전자 전이 및 열 발생 메커니즘과 직결되며 결국 용접에 필요한 열원이 생성된다. 따라서 에너지 전달 과정은 광자의 입자적 성질에 근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유도방출과 증폭과 같은 현상은 파동적 성질을 통해 설명된다. 앞서 3.2절과 3.4절에서 언급했듯이, 레이저는 위상이 정렬된 파동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파동 특성 덕분에 극히 좁은 영역에 높은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다. 또한 4.2절에서 다룬 회절, 굴절, 간섭 효과 및 흡수율의 차이 등은 모두 빛의 파동성이 작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결론적으로, 레이저용접은 단순한 열원에 의존하는 공정이 아니라 광자라는 입자가 금속과의 미시적 상호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파동으로서 정밀한 빔의 전파 및 제어가 수행되는 복합적인 물리적 과정이다. 즉, 레이저 공정에서의 에너지 전달은 광자의 입자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정밀한 공정 제어를 위해서는 광자의 파동적 특성을 반영한 광학적 설계와 해석이 병행되어야 한다.

5. 결 론

본 논문에서는 레이저용접 공정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열역학적 또는 재료 기반 모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미시적 상호작용 과정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광자는 정지 질량이 없지만 파장과 주파수에 따라 결정되는 에너지와 운동량을 지니며, 이는 전자 전이, 격자진동, 이온화, 플라즈마 형성과 같은 다양한 양자역학적 현상을 유발한다. 본 논문은 이에 더해 플랑크의 양자화 개념, 아인슈타인의 광양자 이론, 유도방출 원리를 기반으로 레이저 빛의 생성 원리와 금속 내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였다.
특히 금속의 전자 구조, 파장 의존적 흡수 특성, 그리고 포논을 매개로 한 에너지 전달 과정을 고려함으로써 광자가 금속 내 자유전자 및 격자에 전달되는 에너지 분포 양상을 해석하고, 이러한 메커니즘이 국소적 용융이나 플라즈마 발생으로 이어지는 조건을 명확히 하였다.
이와 같이 레이저 및 용접 공정의 근본 원리에 대한 물리적 이해는 레이저를 정밀한 에너지 전달 도구로 활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제조, 품질 예측, 공정 최적화 등 4차산업 시대의 다양한 산업 공정의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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